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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를 읽어 본 분이라면 누구나 느끼지만 그 이야기의 복잡함과 짜임새에 놀라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풍부한 감성과 상상력에 주눅이 든다. 그리스 인들이 왜 그리스 신화를 만들었지는 앞서 이야기 했지만, 간단히 정리를 해 보자. 그리스 인들은 자연과 인간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현상들의 복잡함을 어떻게 설명할까 고민 하고 다양한 시도를 했을 것이다. 그 다양한 시도 중에 사람들의 설득력을 얻은 것이 바로 신화라는 모형이다. 인간 세상을 설명할 모형은 그 모든 유형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인간보다 더 강한 뭔가가 필요했다. 예를 들면 인간은 천둥과 번개를 일으킬수 없기 때문에 천둥 번개를 만들 수 있고, 영원 불멸하며 전지전능한 힘을 발휘하는 신을 만들어 낸것이다. 즉 그리스인들은 그리스 신화를 통해 그리스 인들이 인식하고 있는 세상을 표현했던 것이다. 이 신화가 3000년 넘게 살아 숨쉬며 우리들에게 전달된 것이다.
그리스 인들이 자연 현상을 어떻게 신과 접목시켰는지 보자. 자연 현상과 관련해서 인간의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천둥과 번개는 제우스가 누군가에게 벌을 주고 있는 것으로 이해했고, 바다의 폭풍우는 포세이돈이 진노 했음을 알려준다. 오딧세이우스가 트로이 전쟁 후 집에 가는데 10년이 걸렸던 것은 바로 포세이돈이 오딧세이우스에게 아들의 복수를 했기 때문이다. 계절이 변화하고 새 생명이 나는 것은 페르세포네를 통해 이야기 하고 있다. 페르세포네가 땅속으로 들어가 하데스와 살때는 겨울이 되어 모든 생명이 시들고, 페르세포네가 지상으로 돌아오면 봄이 되어 새 생명이 돋는다는 것이다.
또 그리스인 들은 밤 하늘의 별을 설명하는데 신화를 활용했다. 은하수는 제우스가 바람을 피워 낳은 아들 헤라클래스에게 불사의 몸을 주고 싶어 자신의 충실한 심부름꾼 헤르메스를 시켜 헤라가 잠들었을 때 헤라의 젓을 몰래 먹이라고 하는데, 어릴때부터 장사였던 헤라클래스가 어찌나 젖을 세게 빨던지 헤라는 잠이 깨었고 억지로 헤라클래스를 떼어 놓았는데, 그 때 헤라의 젖꼭지에서 흘러나와 하늘에 뿌려진 젖이 은하수(Milly Way)가 되었다고 한다. 큰곰자리와 작은 곰 자리는 제우스의 아내와 아들로 헤라에게 발각되어 곰이 된 것을 제우스가 별자리로 만들어준 경우이고, 아르테미스 신을 사랑하다 누이를 사랑하는 아폴론의 질투로 죽은 오리온도 별자리가 되었다. 그리스 신화의 위대함은 다양한 자연현상과 눈으로 식별 가능한 거의 모든 별자리에 신화를 부여 하고 있다는 것이다. 별자리 하나 하나에도 이렇게 멋진 이야기를 붙여 놓은 그리스인들이 감탄스러울 따름이다.
이외에도 그리스 신화는 유럽의 문명이 어떻게 개화되었고, 어떤 도시가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는지를 설명한다. 제우스가 사랑했던 여인 에우로페는 이집트에 정착한 이오의 후손이고, 페니키아(현재 레바논)의 공주였다. 제우스가 에우로페를 납치해서 크레타 섬에 숨기자 아버지 아게노르는 자식들에게 에우로페를 찾을 때까지 집에 돌아오지 말라고 명령한다. 아들중 카드모스는 그리스를 헤메다 지금 테베에 새로운 도시를 건설한다. 즉 그리스 신화는 제우스가 야기한 사건을 발단으로 해서 카드모스가 그리스에 도시국가를 세운다는 점과 에우로페를 통해 유럽이라는 새로운 세상이 조명받기 시작했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물론 그리스 인들이 알고 있는 지중해 연안이 도시들이 어떤 계기로 누구에 의해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그리스 신화가 이런 역할만 있었다면 3,00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대부분의 문명국가에는 신화가 있다. 신화는 말 그대로 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 신화와 달리 현재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왜 일까? 그리스 신화와 다른 신화들의 차이는 주인공에 있다. 다른 신화들은 신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지만 그리스 신화는 인간이 주인공이다. 그리고 트로이 전쟁도 신들이 아닌 인간들이 주인공이라는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제우스, 포세이돈, 아폴론이 주인공이 아니라 헤라클레스나 페르세우스, 오딧세이우스, 아킬레우스, 헥토르, 헬레네와 같은 인간이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신들은 기꺼이 영웅을 빛내기 위해 조연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주인공인 인간을 영웅으로 거급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 그리스 신화다.
그리스 인들이 인간 자체에 관심이 많았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리스 인들이 보는 세계관의 중심에는 바로 인간이 있었고, 인간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신들의 권위와 능력을 빌려온 것이다. 신들은 경외의 대상이지, 본 받을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영웅들은 다르다. 영웅은 바로 자신과 같은 인간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본받을 수 있는 대상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애들에게 위인전을 읽히는 것처럼 그리스 인들은 그리스 신화를 애들에게 들려주면서 영웅들의 이야기를 전해 주었을 것이다. 그리스 신화가 3,000년 동안 지속적인 사랑을 받아온 이유는 바로 인간을 주인공으로 하는 신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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